books 2008. 12. 8. 08:30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프루스트 원작/Stephane Heuet작화/정재곤 역

그 어렵다는 마르셀 프루스트의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를 원전은 커녕 한글판으로도 읽긴 엄두가 안나고...그러던 중 yes24에서 이 만화를 발견했다. 사진과 미술서적만 전문적으로 출판하는 열화당이 내는 최초의 '만화'아닐까? 하여간 1998년 프랑스에서 스테판 외에의 첫 출간과 함께 한국서도 1999년에 제 1권을 냈다하고, 내가 읽은 yes24의 도서설명에서도 외에가 앞으로 일년에 한권씩 총 12년에 걸쳐 내겠다고 발표했단다. 왠지 믿음직스러 1권을 주문했는 데, 과연 마음에 들었다. 스테판 외에Stephane Heuet의 만화도 마음에 들고(뭐랄까 원작의 도우미 느낌수준으로만 들도록 만화자체로를 스스로 대단히 일부러 제한시키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 무엇보다 번역도 마음에 쏙들더라. 한마디로 압축본인셈인거지만 프루스트의 그 만연체 문장을 어찌해도 중간에 자를수는 없는 법...그걸, 그 기나긴 한문장을, 참 어순다른 한국말로도 술술 읽히도록 번역해주셨다.

그래서 나머지..99년에 1권이니 지금쯤 적어도 9~10권은 나왔겠네? 하고 찾아보니 어라? 딸랑 총 4개밖에 없더라. 만화라 또 천대받아서 나머지는 출판이 안되었거나 아님 yes24에서 안다루나보다...하믄서 어쨋든동 지난달 초 '나 자신을 위한 생일선물'로 나머지 세권을 주문했다. 뜨하~ 이보다 더 므흣할 수 가 없더라. (읽어보시면 진짜 황홀하다. 그림보다도 외에Stephane Heuet가 정성을 들이고 들여 고르고 고른-대체 이게 얼마나 조심스럽고 어려운 각색adaptation인걸지 안봐도 그 고통이 선한 법 - 그 고르고 고른 문장들은 정말이지 하나같이 기막혔다.) 나 자신은 만화를 폄하하는 사람이 결코 아니지만 흔히 폄하되는 현실은 알고 있다. 그래서 이 책은 표지에 '만화' Stephane Heuet라고 쓰지 않고 각색 및 그림 Stephane Heuet라고 적혀있다.

포스팅을 하려고 열화당 홈페이지에 찾아가보니,,,오호라~Stephane Heuet의 작업자체가 지연되고 있는 거였다. 제4권이 5년만에 나왔대나..후덜덜. http://www.youlhwadang.co.kr/literature/proust/proust.htm 이러다 나중에 이게 완간되기전에 내가 진짜 프루스트 완역본에 도전하게 될 지도 모를 일이다. 킄~! (아마 나는 노인되어서야 가능할 둣 --;) 아~ 참고로 원래 마르셀 프루스트의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원작은 총 7권으로 구성되어있다. 이 만화역시 초기 입문서로서의 역할을 고려하듯 역자 정재곤씨께서 원작의 작품설명을 책 서두에서 친절히 해주신다. 열화당의 편집 역시 많은 공을 들였다는 게 열화당의 명성을 미처 몰랐더라도 책 좋아하는 사람들이라면 바로 감을 잡을 수 있을 만큼 느껴진다. 노랑색 겉표지 보고 촌스럽다거나 우스이 여기시면 첫장을 넘기면서부터 미안해지실거다!

하여간 이 책은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함께 하며 읽어주고 싶은 그러한 책이었고 정말 하나하나 음미하고픈 책이다. 남들에게도 널리 알리고 싶다. 내가 나를 위한 선물로 샀으되 이보다 흐뭇하고 행복하게 해준 게 몇년만인가 싶다.